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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 블로그를 왜 운영해야 할까?

웹과 모바일 환경이 발달하면서 검색은 가장 중요한 도구가 되었습니다. 역량과 전문성을 드러내고 싶어하는 모든 개인과 기업은 당연히 검색 결과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죠. 이제 사람들은 지식을 외우지 않아도 됩니다. 책장에서 책을 꺼내듯 모르는 것이 있으면 검색만 해도 웬만한 전문가보다 더 많은 지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기업은 사람들의 이러한 행동 변화를 놓치지 않았습니다. 검색이 중요해지다 보니 자연스레 에이전시 형태의 콘텐츠 대행사를 중심으로 콘텐츠 소비자가 주목할 만한 검색어나 키워드, 유행에 따라 콘텐츠를 제작해 단기적으로 조회 수, 댓글 수 등을 온라인 영향력의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시대에 단기적 성과를 달성하기 위한 수치들이 진정으로 개인과 기업의 온라인 영향력 확장에 도움이 되는 걸까요? 만약 노출 수, 조회 수와 같은 수치가 성과의 기준이 된다면 당연히 광고홍보비용을 많이 투자한 기업이 온라인의 승자가 될 게 분명합니다.

그렇다고 검색 결과 화면을 무시할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콘텐츠 소비자가 지식이나 인물, 기업 등 특정 대상을 검색했을 때 만족할 만한 정보를 얻지 못하거나, 결과가 부족하면 더 이상 그 지식이나 인물, 기업을 신뢰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반대로 한 분야의 지식을 꾸준히 제공하는 블로그, 오래 전부터 뉴스 기사나 사진 등에서 검색되는 인물, 서비스를 개선하는 과정이 보이는 기업의 홈페이지로부터는 ‘믿을 만하다’고 느낍니다. 이는 검색에 드러나는 콘텐츠의 합이 곧 신뢰로 연결된다는 의미입니다. 이에 대해 최병광 카피라이터는 그의 저서인 ⟪21세기 셰익스피어는 웹에서 탄생한다⟫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인터넷의 위력은 우리의 상상을 뛰어넘는다. 다만 실감을 하지 못하고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기에 인터넷을 그저 우리가 아는 범주로만 보고 있는 것일 뿐이다. (중략) 인터넷의 경우엔 ‘하는 만큼 넓어지는 세상’이라고 할 수 있다.

인터넷의 위력이 ‘하는 만큼 넓어진다’고 합니다. 이 때문에 콘텐츠를 생산하는 만큼 한 사람에 대한 평가는 달라집니다. 이것은 모두가 연결된 온라인에서는 어떤 한 사람의 학력이나 경력보다 그가 만들어 낸 콘텐츠의 합이 그를 평가하는 기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말합니다. 그러므로 온라인에서는 개인의 능력을 콘텐츠의 형태로 증명할 수 있어야 하고, 동시에 그것은 검색을 통해 드러나야 합니다. 이제 온라인에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 사람은 존재하지 않는 것과 같습니다. 또 온라인으로 연결되어 있지 않으면 대부분의 사회, 결제 활동에서 배제됩니다. 커뮤니케이션, 결제, 학습, 여가생활 등 사람들은 이미 거의 대부분의 일상을 온라인에서 해결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것은 기업, 기관, 제품, 브랜드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기업은 그들과 관련 있는 콘텐츠를 꾸준히 생산해야 합니다. 콘텐츠를 보는 소비자는 불특정 다수이지만 그중에는 미래의 고객, 잠재적인 투자자, 구직을 원하는 인재 등 다양한 집단이 있기 때문에 기업은 이들의 콘텐츠 소비 욕구를 충족할 만한 정보를 전달해야 합니다. 그렇다면 어떤 콘텐츠를 생산해야 할까요? 김흥규·박주형은 <기업 블로그 이용에 대한 공중 유형 연구>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기업은 목표 공중을 세분화하고 이들의 니즈를 충족시킬 수 있는 다양한 주제별로 세분화된 기업 블로그를 운영할 필요성을 적극 검토하게 되었으며, 특히 기업 고객 공중들의 흥미를 사로잡을 수 있는 관심 집중적 콘텐츠를 적극 제공하여 기업 및 제품 브랜드의 호감도를 높이고, 관련 정보를 기업 블로그를 통하여 자연스러운 확산을 유도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위에서 언급한 ‘관심 집중적 콘텐츠’는 자칫 유행이나 트렌드와 같은 외부 환경에 흔들릴 수도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대중이 쉽게 흥미를 느낄 수 있는 유행어나 축약 콘텐츠를 활용하는 것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할 수도 있다는 것이죠. 이에 박상천 한양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교수는 조선비즈와의 인터뷰에서 “이런 콘텐츠에 매몰될 경우 원형이 갖는 의미나 가치는 영영 발견하기 어렵다”고 밝히기도 했습니다.

콘텐츠의 주제와 목표가 설정되어 있지 않으면 콘텐츠의 정체성은 외부 환경에 따라 바뀌게 됩니다. 만약 모든 콘텐츠가 유행, 트렌드만을 쫓는다면 콘텐츠 생태계 전반의 개성을 감소시킬 수도 있습니다. 콘텐츠 노출에만 집중하면 앞서 말했듯이 자본이 많은 기업의 영향력만 커질 것입니다. 기업은 비용에 의존하지 않더라도 그들 스스로를 드러낼 수 있어야 합니다. 어느 기업이든 이미 PC, 스마트폰과 같은 창작 도구를 갖고 있습니다. 기업은 그들의 정체성과 개성을 찾고, 그것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콘텐츠를 생산하는 데에 힘을 쏟아야 합니다. 무엇보다 콘텐츠는 독자로부터 오랫동안 사랑받고, 오랫동안 검색되어야 합니다.

독자인 콘텐츠 소비자는 검색을 통해 각자 특정한 목적을 달성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검색 결과의 여러 콘텐츠 중 다른 것과 비교했을 때 그들에게 보다 상대적으로 유용하거나,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을 가치 있는 콘텐츠로 인식합니다. 가령 특정 기업의 콘텐츠가 콘텐츠 소비자에게 꾸준히 가치 있다고 인식이 될 경우, 소비자는 콘텐츠뿐만 아니라 기업 자체를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춘 그룹이라고 인식합니다. 이 과정에서 기업에 대한 정체성이 완성됩니다. 물론 기업의 콘텐츠에는 기업이 추구하는 방향이나 철학, 기업이 달성한 성과 등도 포함되어 있어야 하지만 콘텐츠를 완성하는 것은 소비자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이를 통해 콘텐츠는 생산자가 아닌 소비자의 관점에 맞춰 제작되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소비자는 그들을 향한 기업의 행위를 기대하고, 이것은 기업과 소비자의 암묵적 약속이 됩니다. 만약 기업이 그 기대에 부응한다면 콘텐츠 소비자는 기업과 기업이 운영하는 브랜드의 충성 고객으로 전환될 수도 있죠. 결국 기업의 정체성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실현하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다시 말해 기업이 한 분야에서 콘텐츠를 꾸준히 제작해 그들만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것이 소비자의 마음을 충족시켰을 때 기업의 시장가치 창출로 이어집니다. 결국 기업의 정체성은 소비자와의 약속을 실현하는 것으로 완성됩니다. 그러므로 기업은 소비자와 지키고 싶은 본질적인 약속을 규정하고, 이해하고, 실천해야 합니다. 가령 온라인 취미 클래스 플랫폼은 웹과 모바일에서 빠르고 편리한 환경을 선보이는 것이 최우선 약속이 되어야 하며, 이 과정이 콘텐츠를 통해 드러나야 합니다. 더 나아가 소비자가 이 기업을 떠올렸을 때 절대적으로 기대하는 것 역시 빠르고 편리한 온라인 취미 클래스로 연결되어야 합니다. 이것을 만드는 기업 구성원의 습관적 노력이 콘텐츠에 지속적으로 나타나야 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플랫폼을 만들고 개선하는 과정을 기술 블로그에 담기로 했습니다.

기술 블로그는 기업의 서비스 구축 과정을 소개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IT 분야의 스타트업이 중심이 되어 운영되기 시작했습니다. 개발언어와 도구는 거의 비슷하지만 기업의 서비스를 구축하는 과정은 해당 기업이 가장 잘 말할 수 있기 때문에 경쟁 기업이 가지고 있지 않은 차별화된 요소라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기술 블로그는 ‘개발 요소를 투입한 서비스를 운영하는 기업이 그들의 기술력과 구성원의 업무 과정을 공개해 해당 분야에서 독자적 전문성을 드러내려는 목적으로 운영하는 디지털 미디어’라고 정의할 수 있습니다.

기술 블로그는 크게 서비스 구축 과정 보관, 입사 직원 교육, 채용을 위한 PR 등 세 가지의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첫째로 서비스 구축 과정을 콘텐츠로 보관하는 것은 예전부터 서비스를 개발한 순서가 콘텐츠로 검색되기 때문에 해당 기업이 분야에서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고, 기업 구성원인 개발자의 역량까지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로 입사 직원의 교육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능을 갖추고 있습니다. 상용 서비스에서 발생했던 개발 문제나, 향후 대처방안을 별도의 저장소가 아닌 검색이 되는 기술 블로그에 업로드하면 업무 진행 시에 빠르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만약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한다면 짧은 시간 안에 대처할 수도 있죠. 마지막으로 채용을 위한 PR은 해당 기업에 관심이 있는 개발자에게 개발 조직의 업무 내용과 문화를 콘텐츠로 전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술 블로그에 방문한 개발자는 콘텐츠 하나가 아닌 여러 개의 콘텐츠를 보면서 믿을 만한 기업인지 판단합니다. 연봉 테이블이나 매출액이 아닌 콘텐츠 자체가 구직을 원하는 개발자에게 영향을 끼치는 것입니다.

하지만 기술 블로그는 광고 마케팅처럼 짧은 시간 안에 빠르게 완성할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콘텐츠 소비자로부터 신뢰를 얻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립니다. 기술 블로그의 UI와 접근성이 아무리 뛰어나도 운영 초기에는 콘텐츠의 양이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기업 구성원은 오랜 시간 꾸준히 특정 분야에서 각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지식과 정보를 공유해야 합니다. 이호영·김사혁은 이것을 ‘평판자본(reputation capital)‘으로 정의하고 중요한 자산이라고 주장했습니다.

평판자본은 시간차를 두고 물질적, 비물질적 보상으로 전환가능한 일종의 문화자본이라고 말할 수 있음. (중략) 기업에게 있어서 평판은 가치창출에 도움을 주는 ‘만질 수 없는 중요한 자산’임.

결국 평판자본은 ‘얼마나 많은 콘텐츠를 검색 결과에 노출시켜야 하는가’보다 ‘콘텐츠 소비자에게 얼마나 유용한 지식을 전달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입니다. 현대 경영학의 아버지인 피터 드러커(Peter F. Drucker)도 지식이 그 자체로만 있으면 아무 것도 생산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지식 사회에서는 전문 지식이 각 개인과 경제 전체에 있어 가장 기본적인 생산 요소가 된다. (중략) 전문적인 지식이 아무리 많더라도 그 자체만으로는 아무 것도 생산할 수 없다. 전문적인 지식은 어떤 과업과 연결되었을 때에만 생산적이다.

생산된 콘텐츠는 기업 내부가 아닌 외부에 꾸준히 드러나야 하고, 누군가의 생산성 향상과 결과물 산출에 도움을 주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전문 지식이 ‘가장 기본적인 생산 요소’가 되므로 몇몇이 아닌 개발자 모두가 콘텐츠 생산에 참여해야 합니다. 이 때문에 개발자는 각자 자신의 직무를 완벽히 이해해야 하고, 전문적인 지식을 온라인에 기록해 같은 팀 동료와 온라인의 불특정 다수에게 공유할 수 있어야 합니다. 기술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개발자에겐 그들의 아이디어나 지식, 개념을 온라인에 생산할 책임이 주어집니다. 꾸준한 콘텐츠 생산을 통해 각자가 이뤄야할 1차 목표는 개발자 개인의 성장입니다. 더 나아가 현재의 업무를 개선하거나 혁신할 수도 있어야 합니다. 궁극적으로는 다른 누군가의 생산성 향상에도 기여했을 때 기업의 온라인 평판 구축으로도 이어질 수 있을 겁니다.

기술 블로그의 콘텐츠가 누군가의 생산성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했습니다. 그럼 반대로 기술 블로그에 콘텐츠가 업로드되지 않으면 어떻게 될까요? 서비스 구축 과정도 보이지 않고, 새롭게 볼 수 있는 지식도 없습니다. 시간이 지나 새로운 개발 도구가 등장하면 누군가의 교육자료로도 쓰이기 어려울 겁니다. 그러므로 기업의 기술 블로그에 글이 업로드되지 않는 건 개발자의 지식체계 구축과 자발적 학습 노력 의지가 저하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술 블로그를 찾는 콘텐츠 소비자는 개발자가 서비스 구축 일정이나 업무가 과중하다는 이유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은 것을 배려하지 않습니다. 오직 콘텐츠 생산자 역할을 담당한 개발자가 콘텐츠를 생산했을 때 제 역할을 수행했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기술 블로그는 사서 하는 고생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어떠한 형태든 기업의 온라인 채널은 만들어진 순간부터 그 평판의 방향이 결정됩니다. 평판은 온라인 채널에 정기적으로 가치 있는 글을 업로드해서 구축할 수도 있지만, 글을 업로드하지 않을 때도 자의 또는 타의에 상관없이 구축됩니다. 만약 콘텐츠 소비자가 어떠한 정보를 얻으려고 기업의 기술 블로그에 방문했을 때 글이 없거나, 글을 업로드한 지 오래된 것을 봤다면 다른 블로그를 찾게 될 것입니다. 동시에 해당 기업의 기술 블로그를 다시 방문할 가능성은 낮아질 것입니다.

몇몇 대기업과 스타트업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기술 블로그는 기업의 서비스 개발 과정을 가장 잘 보여주는 수단이 되었지만 아직까지 그 운영과 관리 방법에 대해선 마땅한 방법론이 없는 상태입니다. 게다가 개발 업무가 과중하면 기술 블로그 운영의 우선순위가 낮아져 국내에는 네이버 랩스, IBM Developer(KR), 브랜디 랩스를 제외하고 꾸준히 운영되고 있는 사례는 드뭅니다. 클래스101 dev는 개발자가 자신들의 전문성을 활용해 서비스를 개선해나가는 모습을 기록하려고 합니다. 기업의 과정이 담긴 블로그를 만들어 클래스101이 단순한 취미 클래스를 제공하는 사이트, 앱이 아닌 기술적으로 우수한 인재들과 함께 만드는 플랫폼이라는 것을 알리고 싶습니다. 콘텐츠를 쌓아가다 보면 분명 역량과 문화적으로 함께 성장할 개발자를 찾을 수도 있을 겁니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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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사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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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래스101의 브랜드 매니저입니다.